2006년에 다가올 웹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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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글은 미디어다음의 어느 한 유저가 올린 글을 바탕으로 한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생각했던 부분들과 그리고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올라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아 그리고 참고로 한가지 사족(蛇足)을 붙이자면, 미디어다음이 블로그 서비스를 하면서 트랙백하나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참 이런 서비스에 아쉬울 따름이다. 우리는 국내 거대 포탈이 제공하는 입맛에 맞춘 서비스에만 길들여져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원문 사이트

각설하고, 위 원문 사이트 링크의 글을 읽어봐도 알겠지만 문제의 요지는 - 내가 생각하기에 - 우리 한국의 사용자들은 완벽하게 마이크로소프트(이하 마소) 제품에 길들여져 있으며 이는 앞으로 큰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예로 든 것이 바로 앞으로 패치될 익스플로러 7 버젼에 관한 것으로 현재의 ActiveX 표준에 대한 마소의 정책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아 국내 웹 사이트의 전반적인 혼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 글을 나는 무척이나 뜻깊게 읽었다. 나는 5년 전에 리눅스라는 것을 알게되고 그곳에 흥미를 들여 미친듯이 공부했었다. 난 리눅스를 배우면서 MSN 메신저 말고도 gaim이, MS 오피스 말고도 오픈 오피스스타 오피스가, MS 미디어 플레이어 말고도 xmms와 같은 강력한 프로그램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웹 브라우저도 마찬가지이다. 이 모든 것들은 무료이면서 오픈소스(Open Source)이지만 마소의 그것만큼 강력한 소프트웨어들이다. 물론 앞서 문제를 제기한 웹브라우저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담 난 왜 우리나라에서 저런 프로그램들을 보지 못했나 생각해본다. 나는 리눅스 채팅프로그램을 이용해 외국의 리눅서들과 채팅을 했었다. 놀라운 사실은 그들은 우리나라 국민처럼 지독하게 마소의 노예가 되어 있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이 IT강국이라고 자부하지만 사실은 전국에 깔려있는 초고속 통신망, 시골 깡촌에 가도 슈퍼마켓 다음에 볼 수 있을 정도로 널려있는 PC방, 그리고 특정회사 표준 - 마소라는 것은 당연히 아실 것이고 - 에 길들여진 온갖 웹사이트와 소프트웨어들… 이것은 지금 대한민국 IT 강국의 다른 이름이다.

앞의 두 가지는 다소 장난섞인 말이라고 쳐도 마지막 문제는 심각하다. IT 강국이라면 스스로 강해야 할텐데 일개 회사 - 하물며 국가도 아닌 - 에 지나지 않은 것에 종속되어 있는 강함 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놀랍지 않을 수 없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기존의 싸이월드에서 일종의 팝업창의 일종으로 개발되었던 창의 개념이 윈도우즈 XP가 서비스팩2(SP2)로 버젼업 되면서 문제가 생겨버렸다. 팝업창 차단 기능으로 인해 웹사이트를 보는데 문제가 생긴 것이다. 싸이월드 뿐만이 아니라 다른 수많은 사이트도 한 회사의 패치로 인하여 자회사의 웹사이트에 약간의 수술을 가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연한 것이지만 이는 파이어폭스오페라와 같은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전혀 적용되지 않는 문제였으나 대한민국은 익스플로러를 사용하기 때문에 윈도우즈 패치는 바로 대한민국의 문제가 되었다.

자 앞서 대한민국의 문제라고 거창하게 말했는데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만약에 우리나라에서 익스플로러를 사용하는 인구가 70%만 된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30%는 윈도우 업데이트나 마소의 소프트웨어 패치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전혀 그렇지 않다. 심하게 말하자면 대한민국 IT 강국은 사상누각(沙上樓閣)일 뿐이다. 소프트웨어를 선택하는 유연성있는 인식과 그리고 다양하게 사용할 줄 아는 생각이 필요하다.

개인적인 예를 들자면 나는 gmail을 쓰고 있다. 처음에는 용량적 문제 때문에 사용하게 된 것이지만 써보면서 스팸 처리나 인코딩,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여러가지 편리한 점이 많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사용할 것을 권하고 내가 직접 초대장을 보내겠다고 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굳이 초대장까지 보내겠다는데 지금 사용하는 메일 - 보통 한메일 - 을 쓰겠다고 고집한다. 물론 메일을 바꾼다는 우려도 있겠지만 항상 메일 박스에 스팸메일이 잔뜩 쌓여있고 스팸 메일함에는 내가 보낸 중요한 메일이 들어가 있는 그런 메일 서비스를 뭐가 좋다고 그렇게 고집하는지 나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p.s. 참고로 이 포스트 전(前) 그리고 전(前) 글이 얼마전 마소의 과징금으로 인해 마소의 한 직원이 ZDNet.com에 올린 글 - 대한민국의 마소에 대한 과징금은 부당하며 끼워팔기는 정당하다는 내용 - 을 반박하기 위해 내가 쓴 글이다. 짧은 영어 지식으로 길게 썼건만 그놈의 잘난 ZDNet.com은 트랙백하나 받지 못한다. 지금 가봐도 “No trackbacks yet”이라는 문구를 당당하게 내걸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내가 그렇게 날렸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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