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없는 세상

업데이트:

낮에 내가 즐겨보는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흥미로운 주제를 다뤘다. 바로 ‘남자가 없는 세상(원제: a society without father and husband)’이다. 우연히 채널을 틀었다가 재미있을거 같아서 계속 보게 되었는데 전체적인 내용을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모소족은 중국의 쓰촨성과 맞닿은 윈난성의 끝자락에 해발 2690m의 ‘루그호’라고 불리는 천지(天池)같은 호수 하나가 있다. 이 호수를 주변으로 살고 있는 소수 민족이 있는데 그들이 바로 모소족이다. 13억이 넘는 중국 인구 중 모소족은 3만에서 4만명으로 추정된다.

그들은 2000년 이상 이어 내려온 모계사회의 전통을 갖고 있다. 어머니는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아 자신이 혼자 기른다. 아이는 어머니의 성을 따르고 집안에선 할머니가 최고의 어른이다. 고유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에게 아버지라는 단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보통의 아버지 역할은 외삼촌이 맡게 된다.

그렇다면 결혼이 없는 이 사회에서 어떻게 아이를 가지게 되는 것인가? 우리 사회의 관점에서 봤을때는 다소 문란하지만 이들은 자유로운 성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남자들은 보통 밤을 통해 여자들의 집을 방문한다. 이것이 남자와 여자가 만나게 되는 방법이고 이를 통하여 여자들이 잉태할 수 있다. 남자건 여자건 여러 이성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데 그 중에서 집안에서 알고 있는 남자가 바로 아이들의 공식적인 아버지가 된다. 물론 아버지란 단어는 없다. 그렇게 인정만 한다는 것이다.

요 근래에는 이곳이 개방이되고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관광객들도 들어오게 되면서 약간의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한다. 어린이들은 중국의 가치관을 배우고 있고 티비에서 본 대로라면 몇몇 사람들은 결혼을 통한 가정을 원하고 있는듯 했다. 특히 남자가 말이다.

그 중에서 특히 인상에 남는 한 여성의 인터뷰가 있다. 기자가 방문을 통한 지금의 전통방식이 좋으냐 아니면 결혼을 통한 바깥 세상의 방식이 좋으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방문을 통한 지금이 방식이 더 좋아요. 왜냐하면 우리는 감정에 충실할 뿐이에요. 남자의 돈과 지위 그런 것들을 따지지 않고 단지 우리의 감정에 충실한 관계를 맺기를 원해요.

최근 티비를 통해 연예인들이 재벌 3세와 같은 사람들에게 마음을 팔아 결혼하는 것들을 보면서(물론 그들은 사랑이라고 말하지만…), 이 여성의 인터뷰는 좀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모소족의 이런 풍습은 매우 독특하고 이것이 무조건 장점만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현실의 결혼문화가 항상 올바르지도 않다. 풍습이던 관습이던…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방향이던… 그것을 이끌고 지켜나가는 것은 사람이니까… 바로 우리 자신이 문제가 아닐까…

카테고리:

업데이트:

댓글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