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치기의 giant

나는 힙합 뮤직을 꽤나 좋아한다. 처음에 어떻게 하다가 이것저것 알게된 외국 힙합 뮤지션들로부터 지금까지 다양하게 섭취해 오다가 얼마전부터는 국내의 뮤지션들로 귀를 돌렸다. 사실 국내 힙합 뮤직들을 들어보면 꽤나 수준도 높고 괜찮은 것들이 많다.

그렇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국의 힙합은 엄연히 외국의 흑인 힙합이랑은 환경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것저것 그쪽으로 끼워맞추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뮤지션들 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듣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실제로 네이버 같은데서 힙합 뮤지션에 대해서 각자 써놓은 평을 보면 모두들 지식은 수준급이나 정통힙합이 어떻고 저떻고 하면서 떠드는 이야기들 뿐이다.

글쎄… 정통힙합을 외치는 사람들에게 외면을 받는 대표적 뮤지션이라고 하면 - 어떤 네티즌은 라임이 어떻고 저떻고 10줄 가깝게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는데 그렇게 잘알면 왜 그 사람 노래를 들을까 - 엠씨 스나이퍼를 들 수 있다. 사실 벤츠사건이니 뭐니 여러가지 루머로 말이 많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분명히 한국에서 힙합을 하는 아주 괜찮은 힙합 뮤지션임에는 틀림없다.

개인적으로 한국 음반시장을 좋지 않게 보는 시선으로 인해 돈이 있어도 음반을 사기가 아까운 시디들이 음반가게에 가득차 있다고 생각하지만 다행이 돈이 아깝지 않은 좋은 음반들이 많이 있다. 스나이퍼의 음반도 그런 생각에서 구매한 음반이다.

그런데 스나이퍼 3집을 듣다가 피쳐링해 주는 뮤지션 중에 괜찮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주 훌륭한 랩실력이 있었는데 배치기라고 나는 한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팀의 이름이었다. 스나이퍼가 배출한 신인들이다. 그들이 이번에(조금 지났지만) 자신들의 1집을 선보였고 기대했던 대로 노래들이 참 좋다.

힙합을 즐겨듣지 않는 사람이라도 반갑습니다와 젊은이의 양지와 같은 노래는 한번 찾아서 들어보길 바란다.

p.s. 힙합 뮤직은 누군가 떠들어대는 것처럼 정통성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몇몇 사람들만이 소유하는 대단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듣는 사람들에게 선택받는 하나의 음악장르로서의 가치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스나이퍼 패밀리는 꽤나 대중성이 있으며 실력도 뛰어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