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욕과 성(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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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터넷에 유행하는 말들이 참 많다. 그 중에서도 ‘조낸’, ‘바밤바’ 같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말들도 있다. 욕이지만 많이 순화되어 지금의 청소년들이 무심코 쓰는 그 말들… 그게 성(性)에 관련된 욕들인지 알고는 있는지 궁금하다.

우리나라의 욕은 전부 성(性)과 관련이 되어 있다. 그것도 매우 부정적으로 말이다. 조선시대는 전통적으로 유교사회였고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성에 대해 매우 금기시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욕은 전부 성기 혹은 성적 행위와 관련이 되어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

개새끼

아마 국민욕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가장 전통적인 욕설이다. 지금 인터넷에서는 ‘개새’와 같이 약간 순화되어 쓰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개같은 X’ 등 처럼 개(犬)에 대해 비유하며 무척 나쁘게 표현한다.?

그런데 인간에게 충성스런 그 개를 나쁘게 표현했을까? 그것은 바로 개가 아무 곳에서나 교배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런 의미는 아니지만 어쨋건 개와 비유하면 나쁘다는 의미로 통용된다.

ex) 개같은 날의 오후, 개차반, 개털됐다. 개새끼 등

씹할 놈

대부분 사람은 그냥 ‘씨발놈’ 정도로 알고 있는 욕이다. ‘개새끼’ 이후로 국민욕으로 통용되는 용어일 것이다.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쌍시옷 발음이 약간 순화되어 ‘히밤’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원래 이 욕의 의미는 ‘씹을 할 놈’이라는 뜻이다.?

그럼 여기서 말하는 ‘씹’이란 무엇일까?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첫번째는 여성의 성기를 의미하고, 두번째는 성행위(sex)를 뜻한다. 즉 ‘씹할놈’의 본 의미는 말 그대로 ‘성행위를 할 녀석’이다. 이게 욕이 되었다니 얼마만큼 우리 조상들이 섹스에 대해 금기시하고 있었는지 알만하다.

ex) 씹탱, 씨발새끼, ㅅㅂㄻ 등

좆나게

지금 인터넷에서는 훨씬 순화되어 ‘존나’ 혹은 ‘조낸’ 같이 쓰이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욕인데 얼마전 버스 정류장에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들이 사용하는 것을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그들이 이 욕의 진짜 의미를 알면 과연 쓸까? 많은 남자들은 당연히 알고 있지만 좆은 남성의 성기를 뜻하는 말이다.

그럼 원래 욕인 ‘좆나게’는 ‘너무 힘들어서 좆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라는 뜻이다. 그래서 엄청 혹은 매우라는 의미를 강하게 표현할때 남자들이 주로 사용하던 욕이었고 군대에서 많이 쓰였다. 그런데 인터넷 매체를 통해 부드러운 표현으로 많이 순화되었고 지금은 청소년 사이에서 무척 많이 쓰이는 욕이다.

ex) 존나 힘들어, 졸라 짜증나, 조낸 어려웠삼 등


사실 욕이라는 것은 각국 나라마다 문화마다 다르기 마련인데 서구권에서도 성(性)에 대한 욕이 많다. 미국의 예를 들자면 다들 알고 있는 ‘fxxk’ 이나 ‘bitch’ 같은 용어가 그런 것이다. 물론 단순히 쓰레기를 의미하는 ‘crap’, 똥을 의미하는 ‘shit’과 같은 것들도 있다. 하지만 항상 심한 욕은 성(性)에 관련된 욕설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똥이나 쓰레기 같은 더러운 것을 의미하는 욕도 있지만 사실 욕이라기 보다는 단순히 나쁘다는 의미 정도로 통용된다. 그만큼 우리의 욕은 전부 성(性)과 관련이 되어있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젊은 세대들이 아주 좋아 보이기도 하지만 무분별하게 욕설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서 한번쯤 그 의미가 뭔지 되새겨봤으면 하는 의미에서 이 글을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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