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딸이 자기 최애라며 한번 꼭 보라고 강력 추천을 해서 보게 됐다. 아이가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작품이라면 뭔가 있겠지 싶어 일단 틀었다.
오리지널과 브라더후드
먼저 2003년 오리지널 시리즈부터 봤는데, 솔직히 잘 이해가 안 됐다. 중반부터 이야기가 원작 망가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결말이 다소 뜬구름 잡는 느낌이었다. “이게 왜 명작이라는 거지?” 하는 의문이 살짝 들기도 했다.
그런데 브라더후드를 보니 완전히 달랐다. 왜 다들 결말이 탄탄하다고 하는지, 왜 수십 년이 지나도 회자되는지 바로 이해가 됐다. 복선 하나하나가 다 회수되고, 각 캐릭터의 서사가 제자리를 찾아간다. 구성력이 정말 대단하다.
정답이다, 연금술사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자세히는 못 쓰겠지만, 결국 이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건 단순하면서도 묵직하다. 온갖 것을 포기하고 먼 길을 돌아 도달한 답이 “나 자신”이라는 것. 화려한 설정과 세계관 속에서 결국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마지막에 나오는 “정답이다, 연금술사” 라는 대사는 꽤 오래 머릿속에 남는다. 짧지만 64화 내내 쌓아온 무게가 그 한 마디에 담겨 있다.
내 생각
개인적으로 가장 감동적이었던 장면은 따로 있다. 아버지가 아내의 무덤 앞에서 자신의 삶을 회고하는 장면인데, 거창한 클라이맥스가 아닌 그 조용한 장면이 오히려 더 마음에 남았다. 오래 살아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들이 있더라.
딸에게 고맙다. 덕분에 좋은 작품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