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꽤 자극적이다. “불공정”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 때문인지, 서점에서 눈길이 갔다. 2010년 말에 나온 책인데 이제야 읽었다.
저자 김진철은 대한민국 경제 구조의 불평등함을 고발한다.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 부동산 투기로 인한 자산 불평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한 하도급 관행, 금융 시스템의 왜곡 등이 책 전반에 걸쳐 다뤄진다.
이야기 자체는 크게 새롭지 않다. 이미 여러 경제 비평서에서 다뤄온 내용들이 반복된다는 느낌이 강하다. 재벌 문제, 부동산 거품, 양극화—이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책이 돌아가는데, 각 주제마다 깊이 있는 분석보다는 현상 나열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대한민국 경제는 소수의 재벌과 다수의 서민이 함께 사는 구조가 아니라, 소수가 다수의 몫을 잠식하는 구조로 고착화되었다.
이런 류의 주장은 공감이 가지만, 책이 제시하는 근거나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 감정적인 톤으로 문제를 짚고 넘어가는 방식이 반복되다 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읽는 속도가 떨어진다.
더 아쉬운 건 대안이다. 문제를 이 정도로 열거했으면 해법도 그에 걸맞게 구체적이어야 하는데, 마지막 장의 처방은 추상적인 수준에 머문다.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식의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내 생각
경제 불평등 문제를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입문용으로 읽을 만하다. 그러나 이미 이 주제에 어느 정도 익숙한 사람이라면 얻어갈 게 많지 않을 것 같다. 진단은 있고 분석은 얕고 처방은 없는 책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