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철이라는 이름은 꽤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투자자로, 의사로, 작가로 다양한 얼굴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도.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그가 쓴 책보다 그가 미디어에 나와 하는 이야기들이 더 익숙했다. 안철수와 함께 청춘콘서트를 이끌며 젊은 세대에게 많은 이야기를 던지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 이 책을 펼쳤다.

책의 제목은 거창하게 ‘자기혁명’이지만, 내용은 생각보다 훨씬 담담하고 솔직하다. 성공을 위한 자기계발서 냄새를 기대했다면 조금 다를 수 있다. 박경철 특유의 시각으로 자신의 삶과 생각을 돌아보는 에세이에 가깝다. 그가 왜 시골의사로 살아왔는지,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며 살아왔는지를 차분하게 풀어낸다.
인상적인 부분은 그가 말하는 ‘공부’에 대한 태도다.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기 위한 수단으로 공부를 이야기한다. 세상을 제대로 읽으려면 먼저 자기 자신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 논리가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설득된다.
한편으로는 그의 말이 지금의 나에게 얼마나 현실적으로 닿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미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사람의 이야기라는 느낌을 지우기가 쉽지 않다. ‘시골의사’라는 호칭이 주는 소박한 이미지와 달리, 책에서 드러나는 그의 사유는 꽤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는 인상이다. 그래서 공감이 가면서도 살짝 거리감이 느껴지는 지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을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자신이 지금 어디 있는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 흐릿해진 느낌이 드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꺼내볼 만하다. 거창한 해답을 주지는 않지만, 그 질문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던지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