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式 이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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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가 일어난지도 벌써 3년이 다 되어간다. 그 이후 미국은 테러에 대항하기 위한 테러대책반에서부터 수많은 준비를 해왔다. 즉, 미국 경제력의 상징인 쌍둥이 빌딩 그것도 건국이래 자국에 공격을 한번도 당하지 않았던 자존심을 짓뭉게 졌으며 이것을 계기로 다시 그들은 선과 악의 깊은 이분법적인 사고를 국민들에게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전세계의 어린이들이 미국식 이분법적 선과 악의 개념에 익숙해져 있다. 수많은 헐리웃 영화가 영웅이 나쁜 악당들과 싸우는 내용으로 되어있고 또 우리는 그러한 선의 축을 응원하고 그 반대편의 나쁜 악의 축을 미워한다. 당연한 것이다. 그렇지… 당연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당연한 소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꼬집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런 시시한 악당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의 돈을 빼앗는 강도나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악당은 누구나 인정하는 악(惡)이라는 개념이 통한다. 그것은 잘못된 것이며 그래서는 안되고 도덕적, 윤리적으로도 사람은 그렇게 살아서는 안되고… 초등학교때부터 배운다.

요점은 바로 그러한 의미에서의 악당이 아닌 상대적인 의미에서의 악당이 현실세계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앞서 이야기한 강도나 살인자와는 본질적으로 틀린 내용이다. 선악의 기준이 모두 화자에게 집중되어 있고 그들의 중심적 사관에서 펼쳐지는 모든 가치관이 선악의 기준을 편성하고 도덕적 윤리를 만들어 간다.

구체적인 예로, 아프리카에 선교사들이 선교를 하러 갔을때 그들이 말하던 소위 하나님을 믿지 않고 다른 우상을 숭배하는 것은 사탄에 홀린 것이라고 말하던 것이 있다. 물론 그것은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느낌이 많이 든다. 그렇지만 일단 이런 종교적 비판은 다른 논란의 여지가 많으므로 제쳐두고, 이것 외에도 많은 자기 중심적인 이분법을 통해 선과 악의 기준을 세우는 경우가 많이 있다.

얼마 전, 미국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그렇다면 미국이 말하는 북한의 악(惡)은 무엇이었을까? 핵무기를 다량 보유하고 전 세계를 아우르려는 미국에 대항해서 핵무기를 보유하려고 하는 죄? 아니면 미국식 자본주의의 영향권에서 놀아나주지 않는 죄? 물론 수많은 죄가 존재할 것이다. 그들의 기준에서는 그것이 죄이고 그것이 바로 악이다.

우리나라의 선량한 국민을 한 명 희생시킨 이라크 문제만 해도 그렇다. 이라크라는 나라와 미국이라는 나라를 두고 봤을 때, 미국은 선이고 이라크는 악이다라는 절대적인 기준점은 누가 만들었나? 어느 날 갑자기 신이 나타나서 미국은 선이고 이라크는 악이다라고 말한 것도 아니다. 이 기준은 바로 미국이 제시했다. 물론 구체적으로 그들이 그렇게 제시하지는 않았어도 이미 ‘아메리칸式 이분법’에 순응하고 길들어져 있는 많은 사람들은 뉴스만 보아도 미국식 침략전쟁에 수많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인정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이미 미국식 논리에 많이 젖어있다. 한국의 드라마만 보아도 항상 나오는 극단적으로 착한 주인공과 극단적으로 악한 상대들이 나온다. 물론 해피엔딩으로 주인공이 잘되고 잘사는 내용이지만, 문제는 그 결론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그 설정 자체, 누구는 극단적으로 ‘선’이 되고 누구는 ‘악’이 되는 그런 기준… 그것은 절대 현실하고 맞지 않다. 우리가 드라마에서 보는 돈 많으면 항상 싸가지없고 다른 사람을 업신여기고 여자를 헌신짝처럼 생각하는 사람들과 항상 그 반대인 사람들이 존재하는 세상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마찬가지이다. 지구상에 어느 국가도 일방적으로 ‘악의 축’이 되어서 그들은 영웅에 의해서 죽어도 그들의 죽음이 타당하다고 합당화 될 수는 없다. 미국식 선악 논리에 젖은 그들은 군대는 그들이 설정한 ‘악’의 사람들을 죽이는데 있어서 인륜적 사고는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된다. 이미 그들에게는 중요한 기준이 세워져 있으니까…

“나는 선이고 너는 악이니까, 너를 죽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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