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적2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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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우리 영화의 표현력이다. 항상 똑바른 말만 해대고 무언가 진정으로 우리가 원하는 사회정의, 현실…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교과서 그대로의 답만을 제시하던 영화들과는 달리 이 영화는 우리 사회 어둡고 더러운 부분들을 까놓고 이야기한다.

영화는 고지식하고 무대포인 검사역에 딱 맞는 설경구와 귀티나면서도 악역을 잘 소화해낸 정준호가 콤비가 되어 아주 좋은 구성을 보여줬다. 개인적으로 봤을때는 캐스팅은 아주 훌륭했다고 생각된다. 더구나 주변인물들(부장검사, 국회의원, 정준호 심복, 검사 수행원 등) 또한 캐스팅이 적절했었다.


이 영화가 어떤 의미에서 속시원하고 통쾌할까? 그건 무엇보다 누구도 알고 있으면서도 쉬쉬하고 싶은… 바로 우리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보인다는 점이다. 정경유착에서부터 수많은 비리들… 물론 언론을 통해 외부로 비춰진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지만 사회 구성원들은 모두가 다 뻔히 알고 있는 우리 사회의 그 부끄러운 치부들 말이다. 특히, 정준호의 그 마지막 대사…

그까짓 세금 몇만원 내려주고, 월드컵이나 유치해주면 되는거 아냐?

…난 저 대사를 듣고 확실히 우리 사회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말이라고 생각된다. 우리 모두가 사회의 문제점을 알고는 있지만 막상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힘보다는 현실과 타협하고 살아가는 삶을 선택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돈 많은 이들은 벌써부터 그들만의 삶의 터전을 따로 마련하고, 다른 이들을 ‘서민’이라고 부르면서 다른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삶을 원한다. 또한 정치인들은 수많은 비리에 연류되어 있으면서도 청렴과 결백을 외친다. 검사와 같은 국가적 수사기관조차 계급사회에서의 경직성을 깨지 못하고 정의보다는 현실과 힘의 논리에 의해 좌우된다.


그것이 우리가 외치고 싶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이면서도… 또한 모두들 알고 있지만 우리 사회가 언론을 통해서는 쉬쉬하고 있는 이중적인 모습들이다. 때문에 나는 이것을 표면에 드러내어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이 영화를 높이 평가한다.

p.s. 우리나라 개그의 정치풍자도 예전에 비해서는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봤자 겨우 대통령 흉내나 내는 수준이다. 심도있고 매서운 정치풍자는 허용되지도, 시도되어지지도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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