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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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영화를 보고 가장 먼저 느낀 점 하나는 우리나라 영화가 이렇게까지 수준이 높아졌는가에 대한 감탄이었다. 사실 영화나 문화사업이 돈을 바탕으로 한, 설사 그 시나리오는 다소 진부하다 하더라도 그것을 화려하게 꾸밈으로써 발전할 수 있다는 기존의 생각을 충분히 깨뜨려줄 그런 영화다. 일본 만화 산업이 그 규모면만이 아니라 어떤 주제건 - 스포츠, 요리에서 심지어는 바둑까지도 - 그것을 이끌어내 흥미를 유발하는 문화매체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인정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 영화는 당시 연산군과 그에 얽힌 이야기 - 폐비 윤씨나 장녹수 등 - 들을 잘 모른다면 재미가 반감할 수 있을지도 모를 그런 영화다. 하지만 광대패를 소재로 하여 역사적인 연산군과 또 그의 인간적인 갈등과 애환을 잘 그려내고 있다는 사실은 무척이나 놀라웠다. 사실 무작정 폭군으로만 알려진 연산군이 그의 개인적인 인간면이나 아니면 당시 정치적인 상황 등을 통해 역사적으로 재해석 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이 영화는 집권층의 그릇된 국민과 나라에 대한 이중적 기준을 잘 묘사하고 있기에 그것을 보는 재미도 충분히 있다. 자신들의 사리사욕만을 챙기기게 급급한 대신들이 한 왕이라는 존재를 그들의 손아귀 위에서 가지고 놀려는 그들의 모습에서 어찌보면 지금의 정치행태와 어찌 그렇게도 다르지 않은가를 생각하며 다소 씁쓸하기도 하다. 그리고 그들이 항상 하는 그 대사가 나를 흥분시켰다. 이 말은 우리가 지금도 티비를 보면서 정치인들에게 받침하나 다르지 않고 똑같이 들어볼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그게 바로 백성(국민)의 뜻이며 하늘의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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